
도입
차트를 보면 “전고점에서 막혀서 떨어졌다”는 해석이 자주 등장한다. 전고점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해서, 그 가격에 도달하면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는 논리다. 앵커링 효과의 한 형태로 설명되기도 한다.
“전고점은 저항선이다. 그 근처에서 막히고 떨어진다”
국내 상장 종목 3,454개의 수정주가 데이터로, 전고점에 접근한 뒤 돌파/실패하는 비율을 측정하고, 셔플 대조군과 비교해서 전고점이 “특별한 저항선”인지 확인했다.
분석 대상:
- 국내 상장 종목 3,454개 (250거래일 이상 종목)
- 수정주가 기준
확인한 것:
- 전고점(역사적 최고가)의 95% 이상까지 접근한 뒤, 85% 아래로 떨어지면 “실패”, 고점 이상이면 “돌파”
- 실제 실패율 vs 수익률 셔플 대조군의 실패율
- 고점 창 길이(20/60/250/전기간)에 따른 실패율 변화
전고점 접근 약 31,254건 중 실패율은 약 25.5%. 그런데 셔플 대조군에서도 중앙값 약 25.0%의 실패율이 나왔다. 실제 관측이 셔플 분포의 약 44% 위치에 있어, 전고점이 특별한 저항이라는 증거는 없었다.
핵심 요약
- 전고점 접근 약 31,254건(3,454종목). 실패율 약 25.5%, 돌파율 약 74.5%
- 셔플 대조군 중앙값 약 25.0%에서 약 44% 위치. 전고점이 특별한 저항선이라는 통계적 증거는 없었다
- 고점 창 길이를 20, 60, 250거래일, 전기간으로 바꿔도 실패율은 약 24~26%로 안정적이었다. 7개 임계값 조합에서도 약 42~50%
- 종목별 평균 실패율 약 29.0%. 사건별 실패율(약 25.5%)과의 차이는 사건 수가 많은 종목이 평균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
- 이것은 “전고점이 무의미하다”는 뜻이 아니다. “데이터에서는 특별하지 않았다”는 관측까지다
어떻게 계산했나
전고점(running max)은 해당 시점까지의 역사적 최고 종가다. 다음 세 단계로 판정했다.
- 접근: 종가가 전고점의 95% 이상에 도달
- 돌파: 이후 100거래일 내에 전고점 이상으로 상승
- 실패: 이후 100거래일 내에 전고점의 85% 아래로 하락
돌파와 실패 중 먼저 발생한 것을 결과로 채택했다. 100거래일 내에 둘 다 발생하지 않으면 “미결”로 분류하고 통계에서 제외했다.
접근 전에 전고점의 90% 아래까지 내려간 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. 이 조건 없이는 고점 부근에서 횡보하는 구간이 모두 “접근”으로 잡혀서 의미가 흐려진다. 같은 종목 내 20거래일 이내의 접근은 하나로 병합했다.
셔플 대조군: 각 종목의 일별 수익률 순서를 무작위로 섞어서 같은 분석을 반복했다(100회 x 3,454종목). 변동성과 수익률 분포는 유지되고, “이전 고점을 기억한다”는 시간적 구조만 사라진다. 실제 실패율이 셔플보다 유의하게 높으면 전고점이 특별한 저항이라는 증거가 된다.
이 분석은 실제 전략의 재현이 아니다. 거래비용, 세금이 반영되지 않았고, 전고점 접근 여부를 매매 신호로 사용하는 것을 검증한 것이 아니다.
분석 결과
전기간 고점 기준
| 구분 | 건수 |
|---|---|
| 접근 | 약 31,254건 |
| 돌파 | 약 23,269건 (약 74.5%) |
| 실패 | 약 7,985건 (약 25.5%) |
실패율 약 25.5%. 접근한 4건 중 3건은 전고점을 돌파했다.
셔플 대조군
수익률 셔플 분포에서 실제 관측(약 25.5%)은 약 44% 위치에 있었다. 이것은 “실제와 무작위가 구분되지 않는다”는 뜻이다. 전고점이 특별한 저항으로 작용했다는 증거가 없다.
고점 창 길이별
| 고점 창 | 실패율 |
|---|---|
| 20거래일 | 약 24% |
| 60거래일 | 약 25% |
| 250거래일 | 약 26% |
| 전기간 | 약 25.5% |
고점 창을 바꿔도 실패율은 약 24~26%로 안정적이었다. 전기간 고점에서 갑자기 튀어오르지 않았다. 이것은 전기간 고점이 다른 기간의 고점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추가 증거다.
종목별 평균
종목별 평균 실패율은 약 29.0%로, 사건별 실패율(약 25.5%)보다 높다. 이 차이는 사건 수가 많은 대형 종목이 전체 평균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. 종목 단위로 보면 실패율의 분포가 넓다.
반대 관점
같은 데이터에서 반대 강조가 가능하다.
- “실패율 25.5%”를 강조하면: “4번 중 1번은 전고점에서 막힌다”
- “셔플과 차이 없음”을 강조하면: “전고점은 특별하지 않다”
- “종목별 평균 29%”를 강조하면: “개별 종목에서는 더 자주 막힌다”
“4번 중 1번 막힌다”는 사실이지만, 무작위로 가격 경로를 만들어도 비슷한 비율로 막힌다. 전고점이 “특별한” 저항이라는 주장과, 단순히 확률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주장을 구분하는 것이 이 분석의 핵심이다.
진짜 궁금했던 것
“전고점 저항”이 기술적 분석에서 흔히 사용되는 개념인데, 데이터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.
판정 기준: 접근은 고점의 95%, 실패는 85% 아래, 관찰 기간 100거래일. 이 기준은 주관적이므로, 7개 임계값 조합(접근 93~97%, 실패 80~88%)에서도 확인했다. 셔플 대비 위치는 약 42~50%로, 어떤 조합에서도 전고점이 특별하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.
이 결과는 “전고점이 심리적으로 무의미하다”는 뜻이 아니다. 개별 트레이더가 전고점을 의식할 수 있고, 특정 종목에서 전고점이 저항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. 다만, 3,454종목 31,254건을 집계했을 때 전체적으로는 전고점이 다른 가격대보다 특별히 더 자주 막히지 않았다.
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
1. 전고점에서의 실패율은 무작위와 구분되지 않았다
셔플 대조군의 약 44% 위치. 전고점이 다른 가격대보다 특별한 저항이라는 통계적 증거가 없었다.
2. 고점 창 길이를 바꿔도 결과는 안정적이었다
20~250거래일, 전기간 모두 실패율 약 24~26%. 전기간 고점이 특별히 강한 저항이라는 증거도 없었다.
3. 종목 수준에서는 편차가 크다
종목별 평균 약 29%, 사건별 약 25.5%. 개별 종목에서의 경험과 전체 통계가 다를 수 있다.
이 분석의 한계
수정주가
수정주가 기준이므로 액면분할, 무상증자 등이 반영되어 있다. 다만 배당은 미반영이다.
판정 기준의 주관성
접근 95%, 실패 85%, 관찰 100거래일이라는 기준은 주관적이다. 7개 조합으로 안정성을 확인했지만, 더 극단적인 기준에서는 다를 수 있다.
대상 범위
3,454종목은 250거래일 이상 생존한 종목이다. 상장폐지된 종목의 “전고점 실패”는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.
기간
전 기간 데이터를 사용했지만, 종목마다 상장 시기가 달라 기간이 균일하지 않다.
인과관계 아님
전고점이 저항으로 “작용한다”는 인과적 주장을 이 데이터로 할 수 없다. 관측된 빈도가 무작위와 구분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만이다.
마무리
전고점에 접근한 약 31,254건 중 실패율은 약 25.5%였다. 이 수치는 수익률을 무작위로 섞은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구분되지 않았다. 고점 창 길이와 판정 기준을 바꿔도 결과는 안정적이었다.
“전고점은 저항선이다”라고 결론 낼 수 없고, “전고점은 의미 없다”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. 다만, 3,454종목을 집계했을 때 전고점이 다른 가격대보다 특별히 더 자주 막히지는 않았다.
분석 정보
- 분석 대상: 국내 상장 종목 3,454개 (250거래일 이상)
- 분석 기간: 종목별 전 기간
- 데이터 수집일: 2026-07-27
- 수집 도구: pykrx
- 사용 데이터: 수정주가 (adj_close)
- 표본 수: 접근 약 31,254건
- 배당 반영 여부: 미반영 (수정주가이나 배당 미포함)
- 세금·거래비용 반영 여부: 미반영
- 셔플 대조군: 100회 x 3,454종목
- 판정 기준: 접근 95%, 실패 85%, 관찰 100거래일
- 분석 도구: Python, SQLite
소스코드는 정리 후 공개할 예정이다.
※ 이 글은 공개된 과거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.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·매도 또는 투자전략을 권유하지 않으며, 과거의 분석 결과는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.